우리나라의 대학에는 남학생과 여학생 이외에 색다른 한가지 부류가 더 있다. 바로 복학생이다. 보통 군대를 다녀온 아직 젊지만 왠지 아저씨 느낌이 나는 남자들이 그 대상이다. 복학생은 캠퍼스의 낭만도 사라지고 후줄근한 차림으로 눈앞에 닥칠 사회를 준비해야만 하는 공부벌레들로만 우리는 알고 있었다. 이런 복학생의 기억을 가진 이들에게 멋진 영화가 나타났다. 바로 "족구왕" 이다.
허세 0%+혈중 열정 농도 100% 슈퍼 복학생이 나타났다!
이름: 홍만섭, 나이: 24세. 신분: 식품영양학과 복학생. 학점: 2.1, 토익 점수: 받아본 적 없음. 스타일: 여자가 싫어하는 스타일. 여자 친구: 있어본 적 없음.
다시 읽어봐도 답 안 나오는 스펙의 주인공 만섭. 지금 당장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어도 모자랄 판에 캠퍼스 퀸 안나에게 첫눈에 반하질 않나, 총장과의 대화 시간에 족구장을 만들어달라고 하질 않나 아주 그냥 ‘족구 하는 소리’만 하고 있다.
그런데 의외로 퀸카 안나가 요즘 남자애들 같지 않은 만섭의 천연기념물급 매력에 관심을 보이고, 만섭은 급기야 안나의 ‘썸남’인 ‘전직 국대 축구선수’인 강민을 족구 한판으로 무릎 꿇리기에 이른다. 이 사건으로 만섭은 ‘그저 그런 복학생’에서 순식간에 캠퍼스의 ‘슈퍼 복학생 히어로’가 되고, 취업준비장 같이 지루하던 캠퍼스는 족구 열풍에 휩싸인다. 학생들의 열화와 같은 관심 속에서 드디어 시작된 캠퍼스 족구대회! 누가 봐도 허술해 보이는 외인구단 만섭 팀은 복수심에 불타는 강민이 속한 최강 해병대팀을 이기고 사랑과 족구 모두를 쟁취할 수 있을까?
족구는 군대를 다녀온 이들이라면 한 두번 또는 그 이상 해봤을테고 그 의미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족구는 바로 복학생이다. (군대를 다녀오기 전까지는 보통은 족구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 영화에서는 복학생의 이미지를 족구에 담아 여주인공 안나의 입을 통해 얘기한다. 정식 스포츠도 아니고 학교 곳곳에서 눈살을 찌뿌리게 만드는 그 족구에 매달리는 만섭에게 연애를 하려면 족구를 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또한 만섭의 룸메이트 복학생 선배는 현실을 바라보지 못하는 만섭을 한심하게 보며 그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그러나 그가 던진 질문 "너에게 족구는 뭐냐"에 대한 만섭의 대답은 "재밌잖아요" 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남의 시선때문에 포기해야하는 현실에 맞서는 만섭의 족구에 대한 열정은 다른 이들에게 변화를 불러 일으키게 된다. 고깃집 사장님 , 친구 창호 , 족구팀 선배 미래 , 룸메이트 선배 , 그리고 라이벌인 강민까지 영화는 순수한 만섭의 열정을 통해 변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마치 드래곤볼의 '천하제일무술대회'와 같은 족구 대회는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다. 많은 이들이 무엇하나 걸려있지 않은 족구대회에 최선을 다하고 이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감동을 느끼는 부분은 이 영화를 통해 감독이 관객에게 얘기하고 싶은 부분일 것이다.
영화에서 만섭이 족구와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 '연애'다. 영화는 젊은이들에게 젊음이 가지는 특권을 포기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사랑앞에서는 당당해지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떳떳해지라고 얘기한다. 그렇지만 최근 시사인의 기사중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다’ http://www.sisain.kr/21172>에서 보듯이 이젠 연애도 현실의 벽에 부딪혀 미혼 남녀 10명 중에 4명정도만이 연애중이라고 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지금의 젊은이들은 사랑도 자신의 적성도 포기하고 경제적 안정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삶을 살아가려 한다. 이제는 그런 상황이 너무나도 우리에게 익숙해져 있는 상황에서 "족구왕" 은 아직 그 꿈을 버리지 말라고 얘기하고 있다. 영화를 보고 요즘 유행하는 말인 "심쿵" 을 느꼈다면 지금이라도 변하는 것은 늦지 않았다. 아직 청춘이라고 생각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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